[연재/소설] 우리 스타의 범죄 44화
[연재/소설] 우리 스타의 범죄 4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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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 스위치에 불이 들어오듯 눈이 떠졌다. 밝은 빛에 눈꺼풀이 찡그러졌다. 손을 보니 소매가 익숙하다. 그래, 작년에 영화에서 환자 역을 했었는데 이 옷을 입었었지. 비틀즈 노래를 바탕으로 한 시한부 인생을 다룬 작품이었는데 쫄딱 망했다. 그나저나 왜 내가 여기 누워있는 걸까. 핸드폰을 보니 하루가 지났다.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그래, 음악방송에 갔어. 음악방송에서 그 애를 만났지. 신이 눈에 박은 깊은 보물을. 스탭인 척 방송국에 들어갔어. 그리고 물품창고로 불렀지. 첫날의 수줍음은 거의 없어졌어. 서로 손을 잡고 입술을 깨물고 혀를 섞었지. 그래, 그리고, 그리고 다음 진도를 나갔나? 아니, 아니야. 차로 돌아왔잖아. 그리고 그 새끼, 씨발 매니저 새끼가 전화를 했어. 개새끼, 날 속였어! 아니, 귀여운 강아지를 욕할 필요 없잖아. 핵폐기물 새끼! 그 새끼 때문에 어둠 속을 향했고 목숨을 위협받았지. 장 대표 그 파파보이가 저지른 만행 때문에 내가 죽을 뻔했다고. 그리고, 그리고 그 다음에 어떻게 된 거지? 맞아, 경우 놈을 발견했어. 그 새끼랑 눈이 마주쳤다고. , 이리 와, 새끼야! , ! 녀석이 도망쳤지. 놈을 잡으려고 뛰었어. 뛰다가....... 뛰다가....... , 그 다음에 어떻게 되었더라. 혹시 녀석이 다시 날 공격한 걸까.

 

-김진석, 일어났냐? 그러기에 매니저는 왜 쫓아 가냐? 멍청하게.

 

, 양다예. 다시 태어난 기분-그러니까 엄마 배에서 막 태어난 아기 같은 느낌이 네 인조미 넘치는 얼굴 때문에 깨지는 구나.

 

-내가 왜 여기 있는 거야.

-기억 안 나나 보네. 하긴 그렇게 세게 넘어졌으니 뇌가 흔들렸겠지. 네가 병신 같이 네 매니저 잡겠다고 뛰어다니다 앞으로 고꾸라졌어. 움직이지 않아서 다들 죽은 줄 알았다니까. 그런데 충격으로 잠시 기절했다 긴장이 풀려 잠든 거라고 의사 선생님이 그러더라.

-그럴 만도 하지. 내가 끝내주게 동수 그 새끼를 이겼으니까. 넌 여자라 잘 모르겠지만 남자의 힘은 덩치로 결정되는 게 아니야. 타고난 근력과 순발력, 그리고 짐승 같은 본능이.......

-! , 너 착각하고 살라고 말 안 하려고 했는데 허세 때문에 안 되겠네. 네가 촬영장에서 여자애들한테 자랑할까봐 말해두는 건데 너 이긴 거 다 원섭 씨 덕분이야. 원섭 씨가 칼에 찔리면서 주머니에 있던 볼펜으로 동수 허벅지를 깊게 찔러준 덕분에 네가 이긴 거라고. 아니면 쳐 맞고 질질 쌌을 게 어디서 쎈척이야.

-원섭이는? 걔는 어떻게 됐어?

-드라마에서는 하차해야 될 거 같아. 일상생활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상처가 깊어서 푹 쉬어야 된대. 언론에는 동수 씨가 원섭 씨를 공격한 거라고 나갈 거야. 김진석 네 이야기는 나가지 않고. 이미지에 타격이 있겠지만 원섭 씨도 동의한 내용이니까. 그 사람도 네놈 정말 좋아하더라고. 너 괜찮으냐고 계속 물어보더라.

-좋아할만 하지. 승조 형도 나 좋아하잖아. 남자가 봐도 반할 정도로 잘생겼는데, . 드라마는 타격 좀 있겠네. 사실상 우리 둘이 주인공이었는데 말이야.

-그래, 너 참 이상한 놈이야. <가마타 행진곡>이라는 소설 알아? 그 작품에 보면 긴짱이라는 주연 배우가 주인공로 나와. 하는 짓은 제멋대로에 어린아이 같고 남을 곤란하게 만드는데 모든 사람들이 긴짱을 좋아해. 그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 호감을 가지지. 너도 그래. 남에게 호감을 사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널 좋아해 주잖아.

 

이거 오늘 뭘 잘못 먹었나. 눈동자가 익숙하다. 오래 전 보았던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보인다. 1인용 병실이 사랑의 향기로 가득 차 질식할 것만 같다.

 

-저기, 나 너한테 물어볼 게 있어.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해. 차 선생님 딸 있잖아, 네가 죽인 거야?

-왜 갑자기 그런 걸 물어보냐?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해. 너랑 차 선생님 사이에 뭔가 오해가 있다면, 그 오해 때문에 서로 이러고 있는 거라면 내가 도와줄게. 두 사람 사이에 오해가 풀릴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너도 서로 이러는 거 싫잖아. 차 선생님, 너한테는 엄마 같은 분이잖아.

 

그래, 그런 날들이 있었지. 5살 소녀처럼 소꿉놀이를 하던 시절이. 달팽이처럼 빈 껍질을 찾아 자기 집 마냥 드나들던 때가 말이야. 따뜻한 보금자리에서 폭풍과 눈보라를 피한 도둑고양이는 뒤늦게 알아버렸어. 자신이 지내던 곳이 쥐구멍이라는 걸. 고양이를 처음 본 쥐들이 정체도 모르고 품어주고 있었다는 걸.

 

그래서 결말은 어떻게 되었지?

 

-양다예, 정신 차려라. 차 선생님이 그 정도로 바보인 줄 아냐. 그분이 가진 정보망이 얼마나 넓은데. 생각해 봐. 왜 스스로 정신병원에 들어가서 그 오랜 시간을 보냈겠어. 머릿속으로 생각하기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졌거든. 너무나 사랑하는 아들이 목숨보다 애지중지한 딸을 죽였다. 그러니 미치지 않고 견딜 수 있겠니.

 

*

 

언니들은 살판났습니다. 호텔 방에 들어가자마자 에어컨을 켜고 트윈 침대 위로 점프를 하더니 자기들끼리 껴안고 웃음을 터뜨렸죠. 호텔 수영장에 레스토랑도 이용할 거라며 난리가 났습니다. 오빠는 범인을 잡을 때 까지라고 말했어요. 장 대표님은 물론이고 준아 오빠랑 승조 오빠도 수소문 중이랍니다.(듣기로는 예전에 오빠랑 준아 오빠는 함께 사건 하나를 해결한 적이 있답니다. 참 웃기죠. 배우 부업이 탐정이라는 게.) 나윤 언니는 영원히 범인이 안 잡히면 좋겠다며 소파에서 다리를 쭉 뻗습니다. 아이돌 활동도 하지 않고 만날 호텔에 머물고 싶답니다. 저도 그러고 싶었습니다. 이 조그마한 방 의자에 앉아 미니 선풍기나 쐬면서 컴퓨터 화면을 보고 싶지 않았어요. MC 다루는 오늘은 스페셜 방송이라며 시간제한 없이 방송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제가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3판 이길 때까지 한답니다. 키도 유닛도 하나도 모르는데 말이죠. 방송이 중단된 건 이 지긋지긋한 게임을 3시간 동안 쉬지 않고 진행하고 있을 무렵이었습니다. 한 여캠 BJMC 다루에 대한 사실을 폭로했다고 합니다.

 

-씨발, 최대식이랑 방승형 두 새끼가 나 존나 따먹었다고!

 

최대식은 MC 다루의 본명입니다. 방승형은 BJ 종가집이라는 사람이랍니다. 이 두 사람은 BJ 시츄라는 귀여운 여 BJ의 폭로에 의해 이미지가 시궁창에 빠지게 생겼답니다. BJ 시츄는 방송 중 누가 BJ 종가집이랑 사귀느냐고 올리자 아니라고 하다 사람들이 들은 소리가 있다니까 울음을 터뜨렸다고 해요.

 

-방승형 그 새끼가 자기 거스르면 이 바닥에서 못 먹고 살게 해주겠다고 협박해서 어쩔 수 없이 한 번 해줬어. 그런데 그 새끼가 몰카로 그걸 찍은 거야. 몰카로 협박하는데 무슨 수가 있어? 그래, 나 그 새끼 성노예였어. 그 새끼가 연락만 하면 해줬다고. 근데 그 새끼가 그러더라. 셋이서 해보고 싶다고. 최대식 이 씨발 새끼가 방승형한테 나랑 해보고 싶다고 그랬대. 그래, 그래서 셋이 했다, ? 그 뒤에 최대식 그 새끼가 불러서 그 새끼랑도 했다고. , 여기 댓글 다는 새끼들, 너희 같은 더러운 새끼들이 여캠 방 들어와서 테러하고 지랄하니까 남자 BJ 새끼들이 신나가지고 협박하고 해달라고 지랄하는 거잖아. 너희는 이런 지랄할 자격도 없어, 병신 같은 오타쿠 방구석 찌질이 잉여인간 새끼들아. 그리고 최대식 그 새끼, 존나 개새끼인데 그거 게이야. 게이 새끼가 날 자위기구처럼 쓰겠다면서 따먹었다고, 그 개새끼가.

 

MC 다루의 얼굴이 그렇게 험악한지 처음 알았습니다. 여캠을 보면서 내내 미간을 찌푸리더니 새근새근 자고 있는 새끼 댕댕이를 발로 걷어찼죠. 동물 학대다, 신고하겠다 하는 댓글을 단 시청자들을 다 강퇴 시켰어요.

 

-저 씨발년이.

 

이 한 마디만 남기고 저를 두고 혼자 나가버렸습니다. MC 다루 방송 때면 매니저는 차에 있습니다. MC 다루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거든요. 방송을 껐습니다. MC 다루를 불러오라고 댓글 다는 찌질이들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거든요. 작업표시줄을 보니 동영상 프로그램이 열려있는 게 보입니다. 버튼을 누르니 화장실을 찍은 영상이 보입니다. 남자 공중 화장실 소변기를 찍은 건데 남자 성기가 적나라하게 보여요. , 맞다. 이 인간 게이라고 그랬지. 제가 오기 전까지 이 영상들을 보면서 자위를 했나 봅니다. 더러워요. 천박하고요. 거기에 저급하고 짐승 같죠. BJ 시츄라는 잘 알지도 못하는 여자가 불쌍하게 여겨집니다. 이 바닥이나 저 바닥이나 남자란 놈들은 명예와 권력이 생기면 여자란 전리품을 얻고 싶어 합니다. 전에 한 남자 아이돌 그룹이랑 같이 대기실을 썼는데 그것들 신인이면서 누구랑 해봤고 누구가 좋았다느니 자기들끼리 쑥덕거리는 게 같잖아 보였어요. 그에 반해 오빠는, 오빠는 톱스타면서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여성편력으로 자기를 과시하려고 들지 않아요. 알아서 빛나는 별이라 그런 걸까요. 영상에 아이 얼굴이 보입니다. 대변 칸에서 나온 아이는 화가 난 얼굴입니다. 많이 본 얼굴입니다. 누굴까요. 아이가 발로 찹니다. 또 누굴 발로 찹니다. , 차는 거 같아요. 완전히 보이진 않지만 다리가 올라가 있어요. 아이가 도망칩니다. 도망치는데 발이 날아와 아이의 얼굴을 가격합니다. 붕 떠요. 붕 뜬 아이가 변기에 부딪힙니다. 발의 주인공이 화면을 향해 다가옵니다. , 왜 오빠가 저기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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