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우리 스타의 범죄 43화
[연재/소설] 우리 스타의 범죄 43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대해? 글쎄, 딱히 생각나는 사람은 없는데.

 

카페에서 오빠를 만났습니다. 숙소 근처를 지나가다 눈이 마주쳤어요. 오빠는 핸드폰을 들던 손을 내려놓고 지금 막 연락하려고 했답니다. 다친 곳은 없느냐고 물어보더니 선물이라며 래서팬더 인형을 건네요. 오빠는 아는 동생한테 들었답니다. 비타소녀 숙소에 괴한이 들었다는 것을요. 아마 매니저들끼리 이야기가 오갔나 봅니다. 오빠한테 물어보았습니다. 광대 가면에 콘돔, 사형대가 멈추면 광대가 서 있다 기대해를 썼던 사건이 과거에 있었는지요. 연예계는 뉴스에 나지 않는 사건이 80%가 넘습니다. 대부분의 사건은 소문이 되어 떠돌다 연기처럼 사라져요. 혹시 오빠라면 알지 않을까요.

 

-콘돔에 광대라....... 근데 너희 그룹에 중국인 애 있잖아, 걔는 어때? 다치거나 하지 않았어?

-치엔이요? 걔는 왜요?

-, 그게, 걔 내 드라마에 잠깐 나왔었잖아. 그래서 그냥 궁금해서.

 

치엔이는 아침 내내 침울한 표정으로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 나윤 언니가 한글 공부를 가르쳐 줄 때도 기가 죽어 있었죠. 대표님이 도착했고 매니저와 회사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전 이 일이 모두 치엔이 때문이라며 너 때문에 여러 사람이 고생하고 있다고 혼냈어요. 저도 어른이 되긴 되었나 봐요. 합당치 못한 이유로 꼰대질 하는 거 보면요.

 

-걘 괜찮아요. 우리 멤버들 다 괜찮죠, .

 

, 다들 괜찮아요. 언니들은 멀뚱한 눈으로 일어났습니다. 대표님을 비롯한 회사 식구들이 격양된 표정으로 현관에 서 있는 걸 보고 놀랐나 봅니다. 다경 언니는 자기가 친 사고 때문에 큰 일이 생겼나 하는 걱정에 쭈뼛거렸어요. 사실을 알고는 경악했죠. 대표님은 바닥에 떨어진 콘돔 두 개를 증거로 아는 경찰에게 비밀수사를 부탁했답니다.

 

-숙소 옮기는 게 어때? 너희 멤버들 데리고 호텔에라도 가 있어. 돈은 내가 다 지불해줄 테니까. 내가 너무 불안해서 그래.

 

오빠가 곁에 있다는 게 든든합니다. 대표님은 남자 매니저 두 명을 숙소 빈 방을 쓰게 하는 걸 해결책이랍시고 내놓았습니다. 나윤 언니는 제 귀에 대고 속삭였습니다. 보나마나 지혜 언니는 위층에 올라가 대표님 방에서 잘 거라고요. 대표 저 인간은 우리가 죽어도 아무 신경도 쓰지 않을 거라고요. 대한민국에 예쁘고 끼 있는 여자 아이들은 많으니까 다른 그룹을 만들 생각만 할 거라고 말이죠. 우린 어차피 망했으니까요.

 

-너희 대표한텐 내가 잘 말해둘게. 오늘 당장 호텔로 옮겨. 간단하게 짐만 챙겨서 나와. 경우 놈이 차 가지고 갈 거야. 내 스케줄? 걱정하지 마. 난 내 차 따로 있으니까. 나한테 가장 중요한 건 너야. 네가 상처입고 다치면 난 반쪽자리일 뿐이야. 네가 있어야 완전한 나를 느낄 수 있어.

 

오빠는 상냥합니다. 친절하고 따뜻해요. 오빠는 아기를 좋아하고 동물을 사랑합니다. 아기와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 중 나쁜 사람은 없습니다. 제가 문자에 답을 안 해도, 전화를 받지 않아도 오빠는 마음으로 절 바라봅니다. 모든 죄를 용서하고 선한 본질만을 바라보는 예수처럼 말이죠. 키 작은 매니저가 문을 엽니다. 언니들은 잔뜩 들떠 있습니다. 호텔에서 거품 목욕을 할 거라며 오늘 밤은 절대 잠들지 않을 거라고 말합니다. 치엔이는 일부러 구석 쪽으로 갑니다. 저랑 같이 앉기 싫은가 봐요. 흥분한 언니들은 계속 쫑알거립니다. 혹시나 해서 매니저에게도 물어봅니다. 광대 가면, 콘돔, 사형대, 기대해. 뭐 아는 거 없느냐고요.

 

-, 콘돔이나 그 문장은 잘 모르겠는데 광대는 예전에 비슷한 사건을 들은 적이 있어요. 매니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땐데 SB 미디어라고 예전에 유명했던 회사 알아요? 왜 대표가 횡령 걸려서 GV로 이름 바꾼 회사 있잖아요. 그 회사 전 이름이 SB에요. 거기서 키우던 여자 아이돌 애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애들 동영상이 찍힌 거예요.

-동영상? 무슨 얘기하고 있는 거야?

 

다경 언니가 흥미를 보이며 끼어듭니다. 매니저는 목을 가다듬고 다시 얘기를 시작하죠.

 

-침대에서 잠이 든 연습생들 얼굴을 광대처럼 분장시키고 찍어놨대요. 대표한테 그 동영상을 보냈는데 처음에는 분장시켰다고 생각했다고 해요. 그런데 숙소에 가 보니까 칼로 입을 다 찢어놨다고 하더라고요.

-? 칼로 입을요?

-네네. 믿기지가 않죠. 저도 처음에는 안 믿었어요. 그런데 선배 매니저가 그 영상을 보여줬어요. 중국 스너프 동영상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걸 말이죠. 화면이 흐려서 그런지 입을 찢은 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암튼 그런 소문이 있었어요.

 

이상합니다. 왜 이런 일이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걸까요. 다쳤다는 연습생들은 어떻게 된 걸까요. 왜 귀여운 매니저님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이런 끔찍한 말을 하는 걸까요. 만약 그날 제가 일어나 있지 않았다면 우리 모두 잠들어 있었다면 다섯 명 다 입이 찢어진 광대가 되었을까요.

 

-, ! 여기 말이야, 이거 우리 숙소 아니야? 이게 뭐야!

 

지혜 언니는 유튜브 영상을 보여줍니다. 붉은 조명 아래에서 광대가 머리를 흔듭니다. 평상과 벽을 꽉 채운 커다란 책장. 칼을 든 광대는 미친 듯이 흔들고 또 흔듭니다. 정신병자인 걸까요. 그게 아니라면 우리 숙소 발코니에서 왜 저러는 걸까요.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