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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필 프리티>, 코르셋으로부터 벗어나 나를 사랑하는 방법하지만 영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6월 6일 개봉한 에비 콘 & 마크 실버스테인 감독의 <I FEEL PRETTY>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지난 6일, 한동안 스펙타클함과 심오함밖에 선택지가 없었던 관객들에게 오랜만에 '평범한 영화' 한 편이 찾아왔다. 외모지상주의의 허상을 다룬 에비 콘 & 마크 실버스테인 감독의 <I FEEL PRETTY>다. 어떠한 엔딩 씬을 보게 될지 극장에 가기도 전에 견적이 나오지만 가볍게 즐기기에 나쁘지 않은 작품이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대책 없이 활기찬 미국식 코미디의 전형을 보여주기도 하고, 화려한 뉴욕의 전경을 보여주기도 하고, 적당하게 낯간지러운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에비 콘 & 마크 실버스테인 감독은 관객이 이러한 류의 영화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고, 이를 작품 속에서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I FEEL PRETTY>는 '전형적인'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영화이기도 하다. 상투성에 함몰되지는 않았으나 그렇다고 연출과 스토리에 있어 그이상의 욕심을 부리지도 않는다. 심플하고 평범하다. 주제의식과 교훈은 명확하고 관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꼬여있지 않고 직설적이다.

 

<I FEEL PRETTY>는 상투성과 현실성 사이의 언저리에 존재한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다소 정직한 영화적 기법 탓에 루즈해질 가능성이 다분했음에도 불구하고  <I FEEL PRETTY>가 코미디라는 장르에 머무를 수 있었던 요인은 '독창적인 설정'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인공 르네에게 적용된 '어느 날 머리를 다쳐 (내 눈에만) 내가 예뻐졌다'는 설정은 관객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설정의 변화를 통해 아름답지 못한 것은 죄악이라 생각하며 열등감에 빠져 소심하게 살아가던 르네는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I FEEL PRETTY>의 매력 포인트는 여기에 있다. 르네는 사고 이후, 직장부터 사랑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자신이 원해왔던 것들을 성취할 수 있게 된 이유에 대해 자신이 아름다워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상은 사람들이 그녀의 적극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순간순간의 씬에서 이러한 Miss-match가 빚어내는 코믹한 아이러니와 어긋나버릴 것만 같은 묘한 긴장감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면서 몰입도와 오락적 요소를 더한다. 

 

기존 영화와는 다른 설정으로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는 <I FEEL PRETTY>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에비 콘 & 마크 실버스테인 감독은 관객에게 그 너머를 보여주려 한다. 르네가 사랑한 것은 온전한 자기 자신이 아니라 세상이 사랑하는(이것마저 착각에 불과하지만) 자신의 겉모습이었다. 과거와 달리, 현재의 자신은 아름답기 때문에 행복을 누릴 만한 가치가 있다고 굳게 믿는 르네의 모습은감독들이 외모지상주의의 폐해를 직접적으로 고발하는 장치로 사용된다. 관련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르네가 (자신의 기준에서) 아름답지 않은 사람들에게 차별 대우를 하는 씬이었다.  

 외모지상주의에 경도돼 자신의 본모습을 사랑하지 못하는 르네가 타인의 본모습을 제대로 존중해줄 리가 만무하다.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며 르네를 통해 에비 콘 & 마크 실버스테인 감독은 사람의 가치를 외적인 측면으로 환산하는 시선을 비판하고, 획일화된 아름다움을 만들어 어린아이들에게 그것이 옳은 것이라고 가르치는 사회에게 일침을 가한다. 결국, 에비 콘 & 마크 실버스테인 감독과 르네는 결말에 다다라서야 같은 목소리를 내게 된다.

 

이 세상에서 온전한 자기 자신과 마주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우리는) 누군가 정해준 울타리에 갇혀 자신을 잃어버려요. 

하지만 우리가 그런 것들을 허락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르네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마법이 아니었어 … 내내 나였던 거야"라는 마지막 대사처럼 흔들렸던 것은 스스로에 대한 르네의 마음뿐이었다. '이게 무슨 원효대사 해골물 같은 결론인가' 하겠지만 에비 콘 & 마크 실버스테인 감독은 이와 같은 화법으로 세상의 기준으로부터 자신을 깎아내리며 상처받는 이들에게 심심한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넨다. 그러나 복잡한 질문에 대한 지극히 쉬운 답변이라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연출은 사회가 개인에게 강요하는 코르셋의 정도를 실감하게 한다. 그 코르셋에 따라 아름다움과 아름답지 않은 것이 나뉘고, 승자와 패자가 나뉜다. <I FEEL PRETTY>는 우리 모두가 코르셋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개인의 자신감 회복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총체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에비 콘 & 마크 실버스테인 감독은 딱 이 지점까지만 스토리를 풀어내고 함구했지만 관객들에게는 극장을 나서는 순간, 여전히 마주해야 할 현실이다.

 

 <I FEEL PRETTY>는 결국, 판타지와 코미디로 빚어진 누군가의 일상이다. 사회가 제시하는 기준으로부터 함량 미달이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한 개인의 일생을 피폐하게 한다. 에비 콘 & 마크 실버스테인 감독은 그런 사회의 부조리하고 강압적인 요구에 대해 소극적으로 비판한다. 다양한 포인트가 존재하는 만큼, 어떤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보는지에 따라 감상평은 달라지겠지만 어떤 시선을 선택하든 ‘I FEEL PRETTY: 자신의 아름다움은 자신이 정한다’라는 메시지는 명확하게 남는다. * 루나글로벌스타 

 

송승원 평론가  press@lunarglobalst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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