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우리 스타의 범죄 39화
[연재/소설] 우리 스타의 범죄 39화
  • 김준모 기자
  • 승인 2018.06.07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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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일부러 문을 열어두었다. 그에게는 엄마가 해외촬영이 있어 출국했다고 뻥을 쳤다. 그도 엄마도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한쪽은 엄마에게 상처를 주기 싫어했고 한쪽은 아들을 남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방법은 하나라 여겼다. 아들은 엄마 때문에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느끼고 엄마는 아들에게서 낯선 성인 남자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는 내 가슴을 애무했고 난 입을 맞췄다. 혀가 끈적거릴수록 흥분은 가중되었다. 아직은 안 돼. 아직은 아니라고. 그의 팬티를 벗긴 후 올라탔다. 일부러 크게 신음을 냈다. 집 안에 아무도 없는 거처럼. 수면제를 먹고 잠든 엄마가 놀라 깨어날 만큼. 고개를 뒤로 젖혀들고 소리를 질러댔다. 마치 세상의 왕이 된 거처럼.

 

-너희들 지금 뭐하는 짓이니?

 

엄마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엄마는 몰랐다. 섹스가 사랑의 과정이라는 걸. 엄마라는 장벽 앞에서 사랑에 고민할 거라 착각했다. 그는 고개를 푹 숙이고 무릎을 꿇었다. 유일하게 볼품없는 자지도 따라 고개를 숙였다.

 

-죄송해요, 엄마. 엄마가 해외출장 나갔다고 해서.

-예영이 너, 이게 대체 무슨 짓이니?

 

엄마는 흥분을 주체하기 위해 손을 꽉 쥐었다. 불끈 올라온 핏줄이 분노를 대신했다.

 

-보는 그대로야. 엄마, 나 이 사람 사랑해. 내 나이에 누굴 사랑하는 게 이상한 게 아니야. 우린 남이야. 헤라 여신의 장난으로 관계가 이상해진 거뿐이라고.

-진석이는 내 아들이야. 넌 내 딸이고. 너희 둘이 사귀는 게 맞다고 생각하니?

-아니, 정확히 말해야지. 저 사람은 작은 아빠 아들이고 난 엄마 동생이야. 그러니까 쟨 내 조카지. 그래, 난 조카랑 섹스한 거야.

 

그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나와 엄마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엄마는 웃기지도 않는다면서 헛웃음을 내뱉었다. 뒤로 돈다는 게 다리가 후들거렸는지 비틀거리다 소파에 주저앉았다.

 

-엄마, 난 아빠처럼 살 수 있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니?

-유령처럼 살 수 있다고. 어차피 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존재잖아. 그러니까 없는 거처럼 살아갈게. 우리가 사귄다고 소문내지 않을 거야. 비밀로 할 거라고. 어차피 난 친구도 교류하는 사람도 없어. 가끔 승조 오빠 가게에 같이 가서 밥 먹고 엄마랑 쇼핑이나 다니면 그걸로 만족해. 그렇게 살아갈게. 그러니까 사랑하게 해줘. 부탁이야, 엄마.

 

이번에는 그가 나섰다.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으로 공손하게 성기를 가리고 말했다.

 

-내가 잘할게. 엄마 딸 절대 아프지 않게 할게.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킬 테니까 허락해줘. 나 때문에 힘든 일 없을 거라고 다짐할 수 있어. 부탁할게, 엄마.

 

엄마는 반쯤 눈을 감았다.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그를 먼저 집으로 보냈다. 엄마는 식탁 앞에 날 앉히더니 방금 전과는 다른 표정을 지었다. 마치 배우처럼.

 

-너 저 애가 누군지 알고 좋아하는 거니?

-무슨 소리야 엄마? 엄마 아들이잖아. 누군 줄 아냐니?

-소꿉놀이는 그만 하자꾸나. 엄마, 아들 정하고 호칭 부르는 거 유치하잖아. 저 애 지하철에서 껌이나 팔던 애야. 뿌리를 알 수 없는 애라고. 땅에 박혀 있었는지 아스팔트에 튀어나와 있었는지, 그것도 아니면 하수도 근처에서 구정물을 먹고 자랐는지 알 수 없는 녀석이야.

 

엄마가 아닌 게 아닌 걸까. 아니면 저 모습이 진짜 엄마인 걸까. 아들을 부르던 따뜻한 입술은 차갑게 공기를 내뿜었다.

 

-내가 왜 걔를 아들로 받았을 거 같니? 외로워서? 힘들어서? 네 아빠가 그리워서? 한낱 동정심 때문에? 다 틀렸어. 재능이 있고 헐거워서야. 여배우의 수명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니? 30대면 엄마 역할이 들어오고 40대면 조연으로 빠진단다. 40대 초반부터 50대에는 일이 없기도 하고. 그러다 나이가 들어 할머니 역으로 등장할 때면 사람들은 말하지. 그 예뻤던 얼굴 어디 갔느냐고. 나이가 들었으니 늙은 게 당연한데 그걸 이상하게 바라봐. 그게 여배우란다. 난 진석이를 스타로 키울 거야. 그 애는 재능이 있어. 발연기? 웃기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그 애는 자기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중이야. 그게 남들 눈에는 어설퍼 보일 수 있겠지. 처음 보는 독특한 캐릭터니까. 진석이는 이 바닥에 물들지 않았어. 밑바닥부터 시작한 게 아니라 밑바닥을 몰라. 난 스타가 된 진석이를 빨아먹을 거란다. 빨대를 넣어 핏기가 완전히 빠질 때까지 먹을 거야. 그런데 네가 그 애를 사랑한다고 하면 내가 그럴 수 있겠니?

 

연기 그만해, 엄마. 엄마는 너무 완벽했다. 카메라 앞에 선 여배우처럼 눈 깜빡임 없이 나를 쳐다보았다.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여기가 현실이란 걸, 카메라 앞이 아니란 걸, 이미 조명은 꺼졌단 걸 알려주고 싶었다.

 

-나 기자회견 할 거야.

-뭐?

-엄마가 이렇게 나오면 나 기자회견 할 거라고. 그래, 나 같은 일반인이 무슨 힘이 있겠어. 그래도 할 거야. 승조 오빠는 엄마보다 내 말 들어줄걸? 어차피 그 오빠는 연예계 생활 따위 신경 쓰지 않으니까. 그리고 나랑 더 친하거든. 중학생 때부터 밥 먹으러 다녔으니 당연한 일이겠지. 오빠한테 말해서 기자들 불러달라고 할 거야.

-그 다음엔?

-알잖아. 내가 엄마 딸이라고 말할 거야. 엄마는 막을 수 있다고 하겠지. 그래도 한 군데 정도는 터뜨릴 걸? 특종이 급한 곳은. 그 이야기만 할 거 같아? 엄마 아들, 아니지, 우리 조카님도 같이 갈 거야. 내가 못 가지면 부숴버릴 거야.

 

거짓말이었다. 엄마에게 상처 입힐 자신도 그를 부술 힘도 내겐 없었다. 엄마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몇 마디 화를 내더니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다음 날 아침에 엄마와 그는 식탁에 앉아 있었다. 씻지도 않았는데 엄마 옆에 앉았다. 부은 얼굴과 광대까지 내려온 다크써클 때문에 엄마한테 뭐라 하니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어차피 이제 만날 볼 텐데 뭐 어떠니. 안 그러니, 아들?

 

엄마는 우리의 교제를 허락해줬다. 나는 유령이 되었고 그는 스타가 되겠다고 맹세했다. 엄마는 세 가지 조건을 걸었다. 첫째, 모든 스케줄은 소속사와 자신이 정해주는 대로 할 것. 둘째, 쉬는 날에는 항상 가족과 함께할 것. 셋째, 절대 우리 곁을 떠나지 말 것. 그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우리는 연인 사이가 되었다.

 

-엄마, 사랑해요~

 

그는 엄마의 볼에 뽀뽀를 했다. 나도 사랑한다며 뽀뽀했다. 엄마는 징그러운 것들이라며 웃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고개를 돌려 내 입술에 입을 맞췄다. 진득한 아침 입 냄새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손으로 목덜미를 어루만졌다. 매일 아침 내 귀에 대고 속삭여 주었다.

 

-사랑해, 영원해 사랑할 거야.

 

-영원히 사랑하겠다며.

-그래, 그랬지. 그런데 사람이 어떻게 한결 같겠니. 여전히 널 사랑해. 다만 그 강도가 조금 연해졌을 뿐이야.

-그게 사랑이니, 이 개새끼야.

-말 좀 가려서 하지 그래. 질 떨어지게. 네가 이러니까 내가 부끄러워서 같이 다니지 못하는 거야, 알아?

 

모든 변화는 한 순간에 일어났다. 그는 눈물을 흘렸고 엄마는 울었다. 귀국하는 날 공항에는 기자들이 쫙 깔렸다. 경호원들은 넘어지려는 날 보호했다. 전날 그는 말했다. 기자들 앞에서 결혼발표를 하겠다고. 최정상에 선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엄마는 뺨을 때렸다. 자그마한 덩치로 벽으로 몰아친 후 소리쳤다. 넌 정상이 아니라고.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괜한 행복회로 돌리지 말고 주는 대로 받아먹으라고. 터지는 플래시 세례 속에서 고백했다면 달라졌을까. 유령이 아닌 인간 차예영이 되어 빛을 바라볼 수 있었을까. 영혼이 되어 육체를 떠날 날이 정해진 건 그날이었다.

 

<3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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