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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식탐 자극하는 '러브 레시피'[리뷰] 영화 <러브 레시피>

 

[루나글로벌스타] 대부분이 도시에 사는 21세기에 신선한 먹거리를 찾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산업화로 환경은 오염되어 가고, 가공 식품부터 인스턴트 음식까지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은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음식의 신선함을 잊고 현대 사회의 음식들을 별 의심 없이 먹는다. 필자 본인은 그래서 더 이 영화가 신선했고, 먹거리의 소중함을 잊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 영화로 인해 반성했다. 앞서 언급한 이 영화 <러브 레시피>는 고바야시 유미노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7년여간 코믹스 웹진 'EDEN'에 연재한 동명 순정만화를 쿠사노 쇼고 감독이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완성도가 아주 높은 영화라고는 말할 수 없겠다. 그러나 이 영화를 한 줄로 표현하자면 "매우 상쾌하고, 상큼함이 톡톡 튀어 느껴지는, 도시를 벗어나 시골의 삶을 살아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다. 로맨스가 아닌 올가닉 푸드에 집중한 <러브 레시피>는 스토리 자체는 약간 지루할 수 있어도 보고 난 후에 상큼함이 가득 느껴지는 신선한 영화라 말하고 싶다.

채소라면 말만 들어도 질색하는 '고기파' 마키(카와구치 하루나)는 남자 운이라고는 1도 없는 솔로이지만, 회사에서만큼은 완벽한 커리어 우먼으로 모두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다. 회사에서 새 프로젝트 진행을 맡은 마키는 계약 기간이 끝나 방을 빼야하는 처지이지만 어쩌다보니 동료들에게는 사귀는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퇴근 후 술을 마시던 마키는 채소를 잔뜩 들고 있는 고등학교 교사이자 꽃미남인 마기사(하야시 켄토)를 만나게 되는데, 깨어난 마키는 자신의 집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있는 마기사를 발견한다. 마키는 마기사가 여자가 아닌 남자를 좋아하는 게이라는 것을 알고, 이를 빌미로 자신과 동거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다 보니 이를 받아들인 마기사는 유기농 채식을 할 것을 조건으로 내건다.

원작 만화에서는 로맨스보다는 장마다 채식 요리를 소재로 하는 것에 집중했고, 영화를 보며 느낀 것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로맨스도 있지만 로맨스는 채식과 요리를 더욱 돋보이게 해 주는 부수적인 요소일 뿐. 보통 사람들이라면 채식으로만 요리를 하는 레시피로 일상생활을 오래 견디기 쉽지 않겠지만, 이 영화에서는 요리가 얼마나 맛있고 건강하게 보이던지 채소를 싫어하는 여자 주인공 마키도 맛있게 먹을만했다. 허나 그렇다고 채식이나 요리에 관한 영화라고만 보기 어려운 부분이 분명 있기 때문에, 로맨스와 채식, 둘 중 하나도 살리지 못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어 아쉬웠다.  

뜻하지 않은 동거를 하게 된 주인공들은 상처가 있는 인물들이다. 주인공 마키가 채소를 싫어하게 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자신이 어렸을 때 아버지가 갑자기 하던 일을 그만두고 농사를 하겠다고 농장을 시작한 이후 생활이 빠듯해져 어머니도 일을 해야 했고, 갑자기 바뀐 삶에 마키도 적응하기 힘들었던 것. 그래서 마키는 채소를 피했을 뿐 아니라, 부모님과도 연락을 끊고 살고 있었다. 그러나 마키가 부모님과 연락을 끊고 살았던 더 큰 이유는 마키 자신이 자립하겠다고 나가놓고 누군가에게 도움만 받는 자신이 싫어서였다. 그래서 누군가의 도움 없이 농장을 성공시킨 부모님을 볼 면목이 없어서였다고. 

마기사도 상처가 있었는데, 형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즉, 마키나 마기사나 둘 다 각자의 트라우마가 있고, 각자의 트라우마를 서로의 도움으로 치유해나간다. 쓴 기억은 요리해서 영양분으로 삼으라는 마기사의 말처럼, 이러한 치유의 과정 하나하나가 보는 사람들에게 시원한 감동을 준다. 그럼에도 영화에서 마기사가 자신의 얘기를 많이 하지 않아 형의 죽음이 무엇 때문이었는지 불명확하게 표현되어 작품의 완성도 측면에서 약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볍게 한 번쯤 보기에는 좋지만, 깊이 있게 다루는 어떠한 교훈이나 깊은 감동을 찾는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06.01)

  

한재훈  press@lunarglobalst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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