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소중함을 모르던 주인공들의 청춘, 우정, 로맨스
친구의 소중함을 모르던 주인공들의 청춘, 우정, 로맨스
  • 한재훈
  • 승인 2018.05.16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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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아오하라이드>, <사랑한다고 말해 : 키스하고 싶어질 땐>, <오늘의 키라군>

* 주의! 본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건 참 많고 많지만, 그 세상에서 무엇을 중요한 것으로 놓고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개인마다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친구가 가장 소중할 수 있고, 사랑이 가장 중요할 수도 있다. 뜬금없이 바로 지금 당신에게 친구의 소중함을 얼마나 아느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대답할 사람은 몇이나 될까. 주인공, 친구의 소중함을 모르던 인물과 그들의 이야기를 영화 속에서 찾아 세 편을 꼽아봤다.
 

◆ 사랑한다고 말해 : 키스하고 싶어질 땐(好きっていいなよ)

 

 

영화 <사랑한다고 말해 : 키스하고 싶어질 땐>은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한 140분 분량의 작품으로, 영화를 다 본 스스로를 놀랍다고 평하고 싶다. 그만큼 영화에 아쉬운 부분이 많고, 재미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여자 주인공 메이(카와구치 하루나)는 왕따를 당하는 인물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왕따를 당한다기보다는 다른 친구들과 소통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스스로의 마음을 닫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인간관계가 폐쇄적인 것이라 보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반면, 남자 주인공 야마토(후쿠시 소타)는 잘생긴 인기남으로, 여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그리고 야마토의 친구이자 왕따였던 카이(이치카와 토모히로)라는 캐릭터도 등장한다.

주인공 메이는 과거에 학교에서 일이 터지자 아무 이유 없이 가해자로 지목당했던 경험이 있고, 이로 인해 친구라는 존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필요할 때만 부르고, 서로를 이용하려고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메이는 야마토를 만나면서 점점 마음을 열게 된다. 혼자 있는 걸 더 좋아했던 주인공이 스스로를 변했다고 말하면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행복하고 그런 사람들에게 뭔가를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하다고 말한다. 삼각구도도 있고 진부한 소재이지만, 보여주고자 하는 건 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에도 노력이 필요하듯이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방법대로 사랑을 한다. 각자의 세계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듯 하다. 

영화의 제목답게 타 영화보다는 조금 더 많은 키스신이 있는데 생각만큼 달달하게 느껴졌던 부분은 몇 되지 않았다.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로맨스 영화치고 너무나 잔잔해 지루하게 느껴졌다. 원작이 된 만화는 매우 유명한 작품인데, 그 만화의 느낌을 반의 반도 살려내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  

 

◆ 아오하라이드(アオハライド)

‘아오하라이드(’라는 타이틀은 (靑春)과 ride를 합성한 단어로, ‘청춘을 온 힘을 다해 질주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중학교 1학년 때 코우(히가시데 마사히로)와 처음 만난 후타바(혼다 츠바사). 그가 기억하는 코우의 모습은 잘 웃고 상냥한 아이의 모습이었다. 여름 축제를 같이 가기로 약속한 날, 코우는 말도 없이 떠나버렸고 이후 연락이 끊겼다. 서로를 바라보면 꼭 한 번씩은 딴 데로 시선을 회피하기도 했고, 서로 좋아하지는 않았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4년 후 코우를 다시 만나기 전까지 후타바는 제대로 된 친구 없이 겉돌았고, 불편한 친구들 사이에 속하면서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한다. 혼자가 되지 않기 위해 후타바는 친구들이 좋아하는 모습으로 거짓된 자신의 모습을 만들었으며, 코우를 다시 만나고 가짜 친구들이 아닌 진짜 친구들을 사귀게 된다.

다시 돌아온 코우는 잘 웃지 않으며, 이름도 바꾸고 자신의 과거를 찾지 말라고 한다. 이는 코우는 부모님이 이혼한 뒤 어머니와 살았는데,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셨고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그래서 뭔가를 좋아하거나 웃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고, 소중한 걸 만들어버리면 여러모로 힘들어진다고 말한다. 이러한 마음은 후타바를 다시 만나게 되어 사랑을 받는 것에 적응되어가며 조금씩 치유되어 간다.

폐암 말기로 돌아가신 어머니는 죽기 바로 직전까지도 매일 성당을 찾아 기도를 했는데, 코우와 후타바가 성당을 방문했을 때 신부님은 돌아가신 어머니가 단 한 번도 자신을 위해 기도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자신에게는 한 번도 하지 않은 기도를 아들을 위해 매일 했다고. 단순 이성 간의 사랑 얘기를 담은 것에서 그치지 않고, 부모의 사랑, 그리고 상실을 이겨내는 이야기 또한 잘 녹여냈다.    

삼각 관계도 있고, 첫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지만 <아오하라이드>는 두 사람의 로맨스보다는 코우의 과거와 후타바, 그리고 친구들에 집중해서 그린 청춘영화다. 사랑, 우정, 청춘을 담았고, 어리지만 각자의 상처를 함께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보며 제목과 참 잘 맞는 것 같다 싶었다. 초반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배우들의 케미도 보면 볼수록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단, 깊게 들어간 감정선이 조금 부족해 아쉽다. 마지막 일출을 보며 서로가 좋아한다고 말하고 키스하는 장면이 가장 설레기도 했지만, 이 장면 외에는 기억이 남는 부분이 많지 않아 안타깝기도 했다.

 

◆ 오늘의 키라군(きょうのキラ君)

 

 

로맨스 영화임에도 매우 평범하게 느껴졌던 스토리였다. 미키모토 린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오늘의 키라군>은 다소 뻔한 스토리의 일본 학원 청춘 로맨스다. 그럼에도 영화를 본 지 꽤 지난 지금에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드는 영화다.

친구를 만드는 게 두려운 니논(이토요 마리에)은 귀신처럼 머리카락으로 눈을 가려 타인과의 관계를 피하며 지낸다. 어린 시절 따돌림을 당했던 것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상대를 마주보는 것조차 힘들어하지만, 니논이 상대방을 마주 보고 얘기하게 되는 계기가 생긴다.

같은 반의 남자 주인공 키라(나카가와 타이시)는 병으로 인해 시한부라는 자신의 현실을 마주하지 못한다. 그런 키라가 어느 날 공원에서 다쳐 떨어진 새를 날려보내면서 자신도 살고 싶다고 울게 되는데, 니논은 자신에게 먼저 호의를 보여줬던 키라였기에 그런 모습을 우연히 보고 지나치지 않는다.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 가위를 꺼내 키라 앞에서 과감하게 머리카락을 잘라내는 모습을 통해 순수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니논이라는 이름은 아버지가 '사람들과 소중한 인연을 맺으며 살아가기 바란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 이러한 이름 하나에서도 앞으로 주인공 니논과 키라의 얘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단순히 사랑을 받으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랑을 나눠주면서 주변의 환경과 압박에도 굴하지 않는 모습이 평소 소극적이었던 필자 자신을 반성하게끔 했다.

니논의 아버지는 시한부인 키라가 자신의 딸과 사귀는 것을 반대하는데, 키라 덕분에 처음으로 친구를 사귄 것은 고마워하면서도 키라가 세상에서 사라졌을 때의 무거움을 니논이 감당하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격하게 맞서던 니논은 후반 클라이막스에 키라와 결혼식을 올린다. 아버지가 말했듯이 소중한 인연을 맺고,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는 것처럼 니논은 키라가 수술을 받게 용기를 주게 된다.

시한부 로맨스를 다뤘다는 점에서는 특이하지 않지만,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향한 새로운 도전의 필요성과 매 순간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줬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가치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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