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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리뷰] 진부함을 벗어내지 못한 사랑 이야기, <선생님!...좋아해도 될까요?>[평론] 히로세 스즈, 이쿠타 토마 주연의 일본 멜로영화

 

 

[루나글로벌스타] 일본 감성멜로 드라마 장르의 영화를 좋아한다면 미키 타카히로의 이름은 들어보지 못했어도 영화는 한 번쯤 봤을 것이다. 그의 작품들은 매번 상당한 여운을 준다. <소라닌>, <우리들이 있었다>, <양지의 그녀>, <입술에 노래를>,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등 그의 유명한 작품들은 긴 뒷맛으로 완벽하진 않지만 잔잔하게 남는 그 감정 때문에 믿고 보는 감독이다. <선생님!... 좋아해도 될까요?>는 이런 미키 타카히로 감독의 영화라는 점, 주연이 히로세 스즈와 이쿠타 토마라는 점에서 기대가 되었던 작품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보다는 실망감이 컸다. 이 작품은 세 가지 점에서 실망감을 주었다. 첫 번째는 소재의 활용이다. 앞서 미키 타카히로는 원작이 있는 작품들의 영화화를 꽤나 성공적으로 보여주었다. 원작을 능가하기는 힘들지만 원작을 모르는 관객이 보더라도 감정을 느낄 만한 작품들을 보여주었다. 그의 이런 힘은 소재를 어떻게 활용할까 하는 방향성에 있었다. <소라닌>에서는 현실의 벽 앞에서 꿈을 포기한 남자친구와 그 남자친구의 소원을 미약하게나마 이뤄주고 싶은 여자친구의 사랑이, <우리들이 있었다>에서는 동적으로 대표되는 학생(인간)의 인생사와 달리 정적으로 멈춰있는 학교, 그 학교에서 추억으로 남아있던 사랑이, <양지의 그녀>에서는 예상치 못한 반전을 감싸는 방식이 감성을 불러 일으켰다.
  
허나 레전드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그런 감성의 포인트가 부족하다. 그 가장 큰 원인은 이런 소재가 너무 많이 사용되었고 작품은 그 방식 중 가장 진부한 흐름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김하늘과 김재원이 출연했던 <로망스>가 흥했던 시대에나 통할 법한 이야기를 2018년에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 마디로 너무 진지하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선생의 말, ‘너희들의 진지함이 누군가를 상처 입힐 수 있다는 걸 모르니?’라는 대사처럼 영화의 지나친 진지함이 관객들에게 지루함을 느끼게 할 수 있음을 감독이 모르지 않았나 싶다. 계속 ‘우리는 진지하다고요!’라고 말하면서 자기 합리화만 반복하니 진부하기만 하다. 자기합리화도 색다르고 통통 튀는 매력으로 발산한다면 모를까 정적이고 반복적이며 이전에 여러 작품들에서 보았던 장면들의 재생산에 머무른다.

 


두 번째는 캐릭터의 아쉬움이다. 먼저 남자 주인공부터 이야기하자면 싱크율은 굉장히 비슷하다. 원작의 이토 선생과 외형적인 측면에서 닮았다. 하지만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만화 <기생수>를 생각해 보라. 이 작품은 그림체적인 면 때문에 애니화에 있어서 물음표가 따라왔다. 그래서 만화는 캐릭터의 생김새에 변화를 주었다. 이는 <기생수> 영화도 마찬가지다. 원작의 캐릭터와 닮지 않은 배우를 사용함으로 몰입감을 높였다. 영화 <근거리 연애>를 생각해 보라. 누가 봐도 학생이 반할만한 외모를 지닌 선생님이 등장한다. 이쿠타 토마는 <우리들이 있었다> 때도 느꼈지만 멜로에 어울릴 만한 외모가 아니다. 

그는 잘생긴 배우다. 하지만 인상이 너무 강하다. 코가 크고 눈매가 부리부리하다. 멜로에 있어 좋은 몰입감을 보여주기 힘든 배우다. 히로세 스즈는 항상 1인분은 해준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녀의 매력이 완벽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치어 댄스> 때처럼 좀 더 발랄하고 환한 분위기를 보여줄 수 있었던 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영화의 무게감 속에 그녀가 가진 매력은 완벽하게 발산되지 못한다. 또 이쿠타 토마-요시타카 유리코 조합 때도 느꼈지만 이쿠타 토마와의 멜로 조합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쿠타 토마가 <인간실격>, <뇌남>, <예고범>, <두더지의 노래> 등 멜로가 아닌 영화들에서는 개성 있고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멜로에 있어서의 그의 이미지와 매력 발산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세 번째는 여운의 부족함이다. 미키 타카히로의 영화 중 (개인적으로 본 작품들 중) 가장 건조한 편인 <입술의 노래를>조차 결말부의 여운이 잔잔하게 남았다. 반면 이 영화는 너무 올드하다 보니 여운이 남지 않는다. 예상했던 전개, 예상했던 결말, 예상했던 감정대로 흘러가다 보니 예상치 못한 한 줌의 감정이 마음에 남는 여운이 남지 않는다. 물론 이런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원작 자체가 오래된 작품이니 작품대로 영화화한 감독이 무슨 죄냐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원작을 지닌 작품의 영화화는 또 다른 작품의 창조로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원작을 그대로 화면에 옮기는 건 자본과 기술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영화는 여기에 색을 입혀 시대가 흘러도 사랑받을 수 있는 영화 자체의 매력을 지닌 작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은 작품을 영화화함에 있어 2018년의 감성으로 제자와 선생님의 로맨스를 가슴 설레고 아리게 풀어내야만 했다. 이런 스타일은 이전에 있어왔고 더 이상 먹히지 않기에 손대지 않는다. 미키 타카히로는 로맨스에 있어 능력이 있는 감독이다. 하지만 그는 게을렀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학생들이 진심을 몰라준다며 투정을 부리는 거처럼 감독은 옛날 작품이라 이렇게 영화화할 수밖에 없었다며 투정을 부리는 것만 같다. 개인적으로 감독+두 주연배우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컸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영화는 실망스럽기만 하다. 감독이 조금만 신경을 썼다면, 원작이 지닌 장점들 중 통할 수 있는 것, 바꿔야 하는 것을 구분했다면 더 좋은 영화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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