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리뷰] 10대의 풋풋한 사랑, 그리고 달달함 <피치걸>
[L리뷰] 10대의 풋풋한 사랑, 그리고 달달함 <피치걸>
  • 한재훈
  • 승인 2018.04.1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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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피치걸' 포스터.ⓒ 쇼우치쿠

 

[루나글로벌스타] 영화 <피치걸>은 전형적인 삼각관계 구도를 충실히 따르는 학원 로맨스물이다. 일본 특유 로맨스물다운 오글거림이 들어 있고 삼각관계에서의 승자(?)는 갈팡질팡하며 맨 마지막이 되어서야 그 대상이 정해진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인 영화 <피치걸>은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잡지 '별책 프렌드'에 연재되었던 순정 만화를 신토쿠 코지 감독이 실사화한 작품으로, 국내에서 작년 10월 개봉했다. 원작 만화는 일본에서만 1400만 부 이상 팔렸으며 대만에서 드라마화 되기도 했다. 학생들의 로맨스를 다룬 하이틴 로맨스답게, 그리고 순정 만화답게, 특별히 눈에 띄는 영화 자체의 교훈을 전달하기보다는 주인공들의 로맨스와 꿈, 그리고 가족 얘기를 다룬다.

여고생 모모(야마모토 미즈키)는 중학교 때 수영부 활동을 하면서 그을린 피부와 탈색된 빨간 머리로 인해 '날라리' 같다는 오해를 자주 받고는 하지만 마음은 여리고 착하다. 모모의 악의적인 소문의 근원은 바로 모모의 친구이자 절친인 사에(나가노 메이)로, 희대의 악녀라고 불릴 만큼 집요하게 모모를 따라다니며 질투하고 모모의 일을 방해하기 일쑤이다. 짝사랑하는 도지(마켄유)와의 로맨스를 꿈꾸던 모모는 최고의 인기남 가이리(이노오 케이)와 스캔들에 휩싸이고, 절친 사에와는 계속 마찰이 발생한다.

 

▲ 영화 '피치걸' 스틸컷.극 중 '야마모토 미즈키(모모 역)'와 '마켄유(도지 역)'.ⓒ 쇼우치쿠

   

여자 주인공 모모를 맡은 배우 야마모토 미즈키는 고마츠 나나 주연의 로맨스 <근거리 연애>(2014)에서 비중 있는 조연을 차지하며 주인공의 절친을 연기했고, 다음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했다. 그래서 로맨스 영화의 주연을 맡았다고 할 때, 영화가 과연 어떨지 궁금했다.

가이리 역을 맡은 이노오 케이는 일본 아이돌 가수로, 아이돌 팬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충분했다. 주연이 아님에도 개인적으로는 사에 역의 나가노 메이가 되게 눈에 띄었는데, 최근 개봉한 영화 <내 이야기!!>에서 주연을 맡아 귀엽고 순수한 사랑의 주인공을 맡았는데 이 영화 <피치걸>에서는 '희대의 악녀'라는 애칭으로 불릴 만큼 악랄한 모습을 보이다니. 배우란 참 멋지구나 싶으면서도 180도 다른 연기에 감탄했고 신선하게 느꼈다.

 

▲ 영화 '피치걸' 스틸컷.극 중 '나가노 메이(사에 역)'.ⓒ 쇼우치쿠

 

이 영화를 보면 상처가 있는 두 캐릭터를 눈여겨볼 수 있다. 먼저 가이리는 여태껏 잘 나가는 형과 비교당하며 살아왔으며, 파티시에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 인정받고자 한다. 매번 비교당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던 인물이지만,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형에게 숨겨진 반전으로 인해 아버지의 인정을 받는 캐릭터는 '형'이 아닌 '가이리'다. 형과 아버지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있을 때, 아버지가 먹고 있던 음식이 사실 가이리가 만든 음식임을 알고 나서 아버지에게 인정받는 장면은 인상적이면서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캐릭터는 주인공 모모의 친구인 '사에'다. 도지를 자신의 남자 친구로 만들기 위해 모모를 계획적으로 괴롭히는 사에는 다른 친구들의 부러움과 사랑을 받고 있는 잡지 모델이다. 매번 모모에게 질투심을 느끼고 괴롭히지만 그 이면에는 '애정결핍'이라는 탓이 있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해 모르기에 친구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친구라는 존재의 소중함도 체감하지 못했을 터. 그래서 마냥 나쁜 캐릭터로 볼 수만은 없다. 사에는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친구인 사에를 괴롭힘으로써 느꼈던 것이다.

 

▲영화 '피치걸' 스틸컷.ⓒ 쇼우치쿠

 

전체적으로 관객들의 평을 들어보면 '원작 만화를 흉내낸 것처럼 느껴진다'는 얘기가 있다. 이는 원작 자체가 전형적이고 진부한 장면이 꽤 많이 있기에, 그것을 현재의 모습으로 각색하는 데서 불가피하게 아쉬움을 남기지 않았나 싶다.

그렇지만 어떻게 보면 영화의 전형적인 로맨스가 사실 가장 큰 즐거움과 웃음을 주기도 하면서, 아련한 마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10대의 풋풋한 사랑을 얘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재 자체만으로도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학생 때 경험해 봤을 로맨스를 달달하게 느껴보고 싶다면, 영화 <피치걸>을 한 번쯤은 볼 만하다.
 

"날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보다는 내가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 사람을 택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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