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리뷰] 팬텀 스레드, 아름다움과 환상의 조화
[L리뷰] 팬텀 스레드, 아름다움과 환상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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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글로벌스타] 팬텀 스레드는 극도로 절제된 광기를 보여준 작품이였다. 플롯이 전개가 되면서 갖춰지는 모양새가 자칫 뻔한 로맨스 플롯이 되지 않을까 걱정 했지만 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작품이였고 정말 사랑에 미친다라는게 뭔지 잘 보여준 작품이라 오히려 더 놀라웠다.

이 작품은 아주 느리게 흘러간다. 이런 느린 페이스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감정을 쌓는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게 해줄 정도로 천천히 흘러간다. 물론 느린 페이스의 모든 작품이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작품만큼은 그를 통해 뽑아낼 수 있는 모든 장점을 담았다. 너무 빠르게만 가면 차마 놓쳐서 보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는 말처럼 이 작품도 두 캐릭터가 서로간에 느끼는 광기 어린 감정을 담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게 보였다. 그 덕에 전혀 130분이나 되는 런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할 틈이 없었다. 오히려 긴장감으로 가득했고 일반 사람들이 하는 행동과는 너무 달라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을 볼 때마다 극도의 불편함을 느끼게 해주는 강렬한 경험을 시켜주었다.

 

영화 스틸컷.



극에서 등장하는 남녀 캐릭터 간의 감정을 아슬아슬한 바느질과 같이 섬세하고 진중하게 보여준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감정을 확실하게 보여주려면 배우들이 연기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법이다. 그리고 영화를 완전히 집어삼켜 버린 두 배우의 연기력은 빛을 발했다. 일 밖에 모르며 자기가 원하는 대로 무언가가 흘러가지 않거나 조금이라도 계획에서 틀어지게 되면 짜증을 넘어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캐릭터를 다니엘 데이루이스는 완벽하게 연기해냈다. 처음부터 끝까지 배우가 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을 정도로 영화 속 캐릭터 그 자체가 된 것 같은 연기를 펼쳤다. 물론 비키 크리엡스의 연기도 환상적이였다. 특히나 페이스가 느린 영화였기 때문에 배우들의 감정 연기가 주를 이루는 샷이 많았는데, 슬프면서도 화난 듯 덤덤한 표정에서 분출되는 광기어린 감정이 매 씬을 압도했고 나중엔 오히려 공포스러워질 정도의 절제력을 보여줬다.

처음 영화를 보고 나서는 더 깊은 뜻을 가지고 있겠다라는 생각에 영화가 전달하려는게 뭔지 끊임 없이 파고들며 깊게만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영화가 전달하려던 의미에 대해서 조금은 갈피를 잡기가 힘들었다. 워낙 페이스가 느렸기 때문에 여러 씬들이 메타포어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엄마와 아들에 관한 이야기를 사랑 이야기 처럼 풀어 놓은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의미를 찾기 위해 깊게 들어가기 보다는 영화가 전달한 스토리 그 자체를 크게 보니 두 캐릭터의 사랑 관계를 이렇게 잔잔하면서도 광기 넘치게 전달해 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이였는지를 알게 됐다. 크고 요란한 광기보다는 사소하고 절제 된 방법으로도 미쳐가는 감정을 전달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

이러한 감정들을 영화에 완벽히 담아내는 데에는 느린 클로즈 업으로 이루어져 있고 아름다운 시네마토그래피를 보여준 매 씬들의 역할도 크다. 하지만 아름다운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사운드 트랙도 빼놓을 수 없다. 마치 어릴때 듣던 클래식 명곡선 CD와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영화의 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졌다. 씬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큰 액션이 있거나 빠른 페이스로 움직이는 것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냥 지루하게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더 집중하게 만들어 줬다. 리뷰를 쓰며 여러번 들어봤지만 정말 아름다운 곡들로만 가득 차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로맨스 영화들은 영원할 것만 같은 해피 엔딩으로 끝나거나 가슴 아픈 이별로 이루어진 클리셰 엔딩을 탈출하지 못한다. 팬텀 스레드는 달랐다. 분명한 로맨스 영화였지만 우리가 '로맨스'라는 단어를 머리에 떠올렸을때 느끼길 예상하는 단순한 감정 보다는 좀 더 사실적이고 광적인 사랑 이야기를 진중하게 전달해 냈다. 모든 면에서 환상적인 영화였고 흠 잡을 군데가 보이지 않는 완벽한 작품이었다.   

 

P.S: 셰이프 오브 워터 보고 나와서 오스카 시상식을 봤을때는 '이게 당연히 작품상을 따야지!' 했지만 다른 영화들을 보면 볼수록 너무 환상적이고 완벽한 작품이 많아 놀라는 중이다. 보려고 계획중인 아이 토냐,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레이디 버드는 또 어떤 면모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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