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나는 벚꽃 휘날리는 4월에 만났다...<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그녀와 나는 벚꽃 휘날리는 4월에 만났다...<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 한재훈
  • 승인 2018.02.12 2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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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말로 호평을 할 수가 없어

책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한국어판 표지. @소미미디어

 

[루나글로벌스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이 책을 읽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알고 있으면서도 읽지 않았던 이 작품. 다 읽었다. 그리고 말하건대, 이 책은 차마 평가할 수가 없는 책이다.

작년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들었을 때는 의아했다. 친구가 학교에 책을 가져와 열심히 읽길래 책 제목을 봤는데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니, 무슨 고어물인가 싶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책이 너무 좋다고, 감동적이라고 읽어보라고 했다. 보아하니 영화로도 만들어지는 작품 같아서 찾아봤다. 제목에서 주춤하긴 했지만 읽어볼 만 할 것 같다고. 제목 덕분에 이목을 끌기는 했지만 또한 제목 때문에 나쁜 인상을 주는 아이러니한 책.

그리고 수능이 끝나고 책을 샀다. 사고 나서도 다 읽는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읽고 나니 이렇게 좋은 책을 왜 몰랐을까, 조금이라도 더 빨라 알았더라면 좋았을텐데, 이러한 생각들이 든다. 이런 책이었는지 꿈에도 몰랐다. 그냥 단순한 로맨스 위주인가보다, 하고 읽었던 필자 본인은 책 중반부를 넘어 책을 다 읽을때쯤 울고 있었다. 단언컨대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많이 울었던 적은 처음이다. 눈물, 콧물 다 흘렸다. 책을 읽으며 행복, 분노, 아쉬움, 그리움, 반성을 느낄 수 있었으며, 또한 슬픔도 느낄 수 있었다.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스틸컷.

 

일부러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했다고 밝힌 소설가 '스미노 요루(住野よる)'의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다>은 췌장 관련 불치병에 걸린 시한부 인생 소녀 사쿠라와 그녀의 시한부 삶을 알게 된, 사쿠라와는 정반대 성격의 소년 하루키의 이야기를 담았다. 서평을 쓰고 있음에도 너무나 대단한 책이고 차마 평가할 수 없는 책이라 무엇을 담아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책의 주인공인 소년은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을 꺼리며, 이에 반해 소녀는 반의 인기인이자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그러던 어느날 병원에 들렀던 소년이 우연히 소녀를 발견하고, 그녀가 떨어뜨린 일기 <공병문고>를 줍게 되면서 그녀의 췌장이 아주 나쁜 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일기를 찾으러 돌아온 소녀 사쿠라는 소년에게 반친구들에게 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비밀로 해줄 것을 부탁하고, 점점 친해지며 소년과 함께 평소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실행해 나간다는 이야기다. 

정반대의 있는 두 사람 중 먼저 손을 내민 것은 사쿠라다. 하루키는 그런 사쿠라를 사려깊고 용기 있는 아이라 생각하지만, 사쿠라 또한 같은 생각이다. 사쿠라는 하루키에게 강한 사람이라고, 혼자서 우뚝 서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자신은 약해서, 자신은 주변 사람들하고 친구가 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관계 맺는 것에 서투른 소년은 갑작스럽지만 그런 소녀의 손길을 뿌리치지 않는다.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발전해나간다.

사람들과의 관계 맺는 것을 피하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 했던 소년 하루키는 소녀 사쿠라를 만나고 나서 변한다. 타인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용기를 갖게 되고, 다른 이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되고... 솔직해지려면 용기가 필요하다는 소녀의 말처럼, 소녀의 죽음이 있고나서야 용기를 얻는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로맨스, 사랑이 목적인 소설이 아니다. '사랑'이 아닌 '사람'이 목적인 영화다. 관계 맺는 것을 통해 사람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발전해가는지. 사랑과 관심을 통해 어떻게 바뀌어가는지. 사람의 인생의 가치, 존재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지. 

소설을 읽다보면 이러한 대사가 나온다. 

"산다는 것은... 아마도 나 아닌 누군가와 서로 마음을 통하게 하는 것. 그걸 가리켜 산다는 것이라고 하는거야"

"내 마음이 있는 것은 다른 모두가 있기 때문이고, 내 몸이 있는 것은 다른 모두가 잡아주기 때문이야.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나는 지금 살아있어. 아직 이곳에 살아있어. 그래서 인간이 살아있다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어. 나 스스로 선택해서 나도 지금 이곳에 살아있는 것처럼"

 

언제 죽을지 모르는 우리에게 과연 살아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삶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인지 깨닫게 해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삶에 치여 살던 필자 본인에게 얼마나 많은 깨달음을 주는지, 반성을 왜 이리 하게 만드는지 안타까웠다. 스토리에 마음 아팠고, 이러한 내용에 공감하는 내 자신을 보며 마음 아팠다. 

글로는 표현하고 싶은 내 마음을 반의 반도 표현하지 못한 것 같다. 그냥 책을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눈물 흘릴 준비하고 책을 읽으면, 생각지 못했던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필자 본인은 개봉한 지 3달이 훨씬 넘어 뒷북이지만, 아직 상영하는 극장이 있다니 보러 가야겠다. 영화 리뷰에서 계속. 마음속의 이 울림을 지울 수가 없다, 아니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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