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기획] 유아인을 향한 화살, 도를 넘었다
[L’s 기획] 유아인을 향한 화살, 도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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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가 아닌 화자를 향한 비난 멈추어야

[루나글로벌스타] 논리에서 이기지 못할 때 상대를 이길 수 있는 가장 비열한 방법이 있다. 상대의 논리가 아닌 그 사람 자체를 공격하는 것이다. 2009년 보수 논객 변희재는 "김민선은 물론 정진영조차도 사회적으로 파장을 미칠 만한 자기 의견을 개진할 지적 수준은 안된다" 고 발언하였다. 이는 광우병 파동 당시 자신들의 의견을 올린 연예인들을 저격한 글이었다. 하지만 이런 ‘수준’을 논하는 글은 또 다른 수준에 의해 잡아먹힐 뿐이다. 인기 작곡가 방시혁은 ‘변희재씨가 저보고도 같은 말씀을 하실까 봐 말씀드리자면 저는 (서울대학교)인문대를 차석으로 졸업했습니다. 변희재씨도 대학 졸업 이후의 학력이 따로 없는 걸로 알고 있으니 저에게 지적 수준 운운하시지 않길 바랍니다.’라고 하며 그의 발언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유아인의 SNS 논쟁이 뜨겁다. 유아인과 트페미들의 대결로 끝날 줄 알았던 이 설전은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참여하면서 점점 판을 키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문제라고 보는 게 유아인의 ‘발언’에 대해 논리적인 비판을 가하는 것이 아닌 ‘유아인 자체’를 문제 삼고 자격을 운운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과거 <무한도전> 출연으로 유명한 김현철 정신과 전문의는 SNS 상에 ‘유아인은 경조증이 의심 된다’는 글을 남겼다. 마치 그의 상태가 위험한 듯 가족과 소속사에 연락을 요망한다는 글까지 남긴 그의 행동은 잘못되었다. 정식 진료가 아닌 SNS 글 몇 개로 상대의 정신 상태를 마음대로 판단내리는 건 물론 의사의 직업윤리에 맞지 않게 병명을 ‘공개적’으로 폭로해버린 것이다. 그의 이런 행동은 마치 ‘유아인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니 하는 말을 걸러 들으시오’라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

 

이는 강명석 평론가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유아인이 허락한 페미니즘’이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그가 비판한 ‘장황한 서론’보다 더 장황한 논리를 펼친다.‘단지 글을 못 써서라고 할 수도 있겠다.’ ‘평소에 글 쓰는 법을 익히지 않았다면 자신이 얼마나 장황한 서론을 썼는지 모를 수도 있다.’ 등의 문구를 통해 유아인의 글 자체를 폄하한다. 또 ‘자신의 기준에 맞으면 돕고, 그렇지 않으면 폭도가 된다. 자기 객관화가 안 되는 그에게 자신의 비대한 자아를 꾸며주지 않는 페미니즘에는 어떤 가치도 없다.’는 이 글을 쓴 강명석 평론가는 물론 유아인과 설전을 벌인 트페미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발언이다. ‘그래서 유아인이 쓴 글은 페미니즘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는 그의 글은 그저 ‘유아인이 말하는 건 페미니즘이 아니야’라는 화자 그 자체만을 향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한 마디 덧붙이자면 강명석 평론가가 보여준 태도는 참으로 실망스럽다. SNS는 물론 다양한 방법으로 누구나 글을 쓰고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시대에 글의 수준을 운운하는 건 ‘쓴다’라는 행위 자체에 자격을 부여하는 행태라고 생각한다. 유아인의 글에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싶었다면 잘못된 부분만을 짚어 반박하면 그만이다. 그의 저 문구는 그 이상을 생각하면서 썼다는 의미 밖에 되지 않는다고 본다. 즉, 앞서 말한 변희재 대표의 ‘수준이 안 된다’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생각이 담겨 있다. 또 그가 말한 ‘유아인이 허락한 페미니즘’을 반박하는 과정은 결론적으로 ‘강명석이 허락한 페미니즘’으로 읽히게 된다.

 

노정태 칼럼니스트의 발언은 정도를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그가 '페미인 척 메갈짓 하지 마라'고 하는 것은 '진보인 척 빨갱이짓 하지 마라'던 지난 시대의 군사독재 옹호자들과 다를 바 없는 폭력이기 때문’이라는 문구는 유아인의 발언 자체를 문제 삼는 건 물론 그가 내세운 논리들을 ‘빨갱이’라는 단어 하나로 무력화시키는 진정한 ‘이분법’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남성의 특권을 가장 정의롭게 사용하는 방법은 남성의 특권을 이용하여 억압당하는 주체로서의 여성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앞서 독재군사정권에 비유하며 말한 ‘남자들은 그 여자들이 그냥 닥치고 살기를 원한다. 그리하여 질문 아닌 질문을 하는 것이다. '너 메갈이지?'’처럼 남성들이 문제 삼는 부분은 ‘폭력’으로 간주하며 ‘무조건적인지지’를 보낼 것을 강요한다. 이런 그의 태도야 말로 ‘메갈을 지지하지 않으면 폭력적인 남성’이라고 말하는 ‘언어폭력’에 지나지 않는다.

 

유아인은 ‘저의 애호박에 신체적, 정신적 피해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기꺼이 사과하겠습니다. 저의 ‘꼴페미’ 발언이 정신을 상실하고 온라인 생태계와 인권 운동의 정신을 교란하는 폭도들이 아닌 진정한 ‘여성’들에게 향했다는 억지를 사실로 입증한다면 사과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그의 주장이 ’진정한 여성‘을 향했다는 사실을 입증한 주장은 없고 화자인 유아인을 공격하는 주장만이 판을 친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비판은 오직 논쟁만을 향해야 한다. 그 이상, 상대의 자격이나 수준, 과한 이분법을 행하는 순간, 비판은 비난의 화살이 되고 그 화살은 언제든 자신에게 날아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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