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기획] KAFA FILMS 2017 '싹수있는 장편데뷔전‘의 전야제, ‘떡잎전’을 가다
[L's 기획] KAFA FILMS 2017 '싹수있는 장편데뷔전‘의 전야제, ‘떡잎전’을 가다
  • 기사승인 2017.11.02 17:09
  • 최종수정 2017-11-02 17:10
  • 김준모 기자 (rlqpsfkx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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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수있는 세 감독, 손태겸, 유지영, 조종덕을 만나다

 

[루나글로벌스타] 11월 1일, GCV 명동 씨네라이브러리에서 KAFA FILMS 2017 '싹수있는 장편데뷔전‘의 전야제, ’떡잎전‘이 펼쳐졌다. 대한민국 최초의 영화사관학교 한국영화아카데미(Korean Academy of Film Arts)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단편으로 주목받은 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을 상영하기 전, 시작부터 남달랐던 세 감독의 단편영화를 만나보는 시간이었다. 손태겸, 유지영, 조종덕. 처음 장편에 발을 디딘 세 감독의 단편영화를 만나본 이 시간은 이들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변방의 삶을 말하다, <여름방학>, <아기와 나> 손태겸 감독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보통의 삶이란 게 있잖아요. 전 그 보통의 삶에서 약간 바깥 부분에 있는, 그러니까 변방의 삶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손태겸 감독은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을 향했던 독립영화계와 같은 뿌리를 두면서 동시에 남다른 철학을 선보인다. 너무 바닥의 삶을 자극적으로 드러내려다 보니 관객들에게 ‘반감’을 샀던 몇몇 독립영화들과 다르게 손태겸 감독은 그들 안에서 주류에 속하지 못한 이들의 처절함과 고통보다는 화합과 치유를 말한다. 단편 <여름방학>은 동성의 친구를 사랑하는 준희와 소문이 좋지 않은 가난한 순영의 이야기를 통해 보통에서 벗어난 삶과 사람 사이의 거리감에 대해 이야기한다. 흥미롭지만 자극이 덜한 충돌로 시선을 사로잡고, 인물들의 섬세한 표정과 행동을 바라보는 카메라의 깊이가 상당하다.

제 1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최우수작품상과 제 18회 부산국제영화제 선재상 수상의 화제작으로 <야간비행>으로 제64회 칸영화제에서 수상을 경험한 손태겸 감독의 시선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호흡이 긴 첫 장편이 쉽지 않았다지만 <아기와 나>는 제23회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에서 에밀 기메상을 수상하는 등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다. <여름방학>을 통해 충무로의 핫한 신인 이수경을 발굴해낸 그가 이이경과 정연주라는 가능성 있는 두 배우에게 어떤 색을 입혔는지 역시 기대해볼 만한 부분이다.

화초가 던지는 죽음의 시, <어느 날 갑자기>, <수성못> 유지영 감독

 

‘저는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랐어요. 직접적인 경험이기 보다는 문학 등을 통한 간접적인 체험이 더 많죠. 저는 삶을 좋아해요. 따뜻하잖아요. 그런데 그 따뜻한 삶에 한 가운데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다가올 때면 무서워요. 제 작품은 그런 삶에 대한 온기와 죽음이 가진 서늘함, 제가 느끼는 그 차이에서 오는 감정을 다뤘다고 생각해요.’

유지영 감독의 작품은 한 편의 시 같다. 서사적인 짜임새보다는 툭툭 던지는 이미지를 통한 감정의 표출이 먼저 마음을 사로잡는다. 미쟝센 단편영화제부터 서울독립영화제 등등 다양한 영화제에 초청받은 이 작품은 죽음이라는 강렬한 이미지 속에서 서로 엇갈린 사랑을 반복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삶속에서 느껴지는 존재의 가치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진다.

동시에 블랙코미디적인 감각이 살아있는 이 작품은 유지영이라는 감독이 감성적인 면뿐만이 아니라 감각적인 면에서도 뛰어난 소질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도도하고 앙칼져 보이지만 갑자기 바닥에 드러눕는 연기를 선보이며 ‘이 배우 똘끼 있다’라는 확신을 심어준 배우 이세영을 내세운 장편 <수성못>은 이런 감독의 색깔의 연장선을 보여주는 영화다. 그녀가 생각하는 삶의 명과 암의 텅 빈 공간, 그 공간을 채우는 이미지의 선명함이 다시 한 번 기대가 되는 첫 장편 영화다.

유럽이 먼저 주목한 애니메이터, <남자의 자리>, <우리집 멍멍이 진진과 아키다> 조종덕 감독

 

‘그 시절 아버지들에 대해 그려보고 싶었어요. 오늘 날 바라보면 꼰대나 다름없는 모습이지만 그 속에도 나름 사랑이 있었거든요.’

조종덕 감독은 한국보다 유럽이 먼저 주목하고 있는 감독이라고 한다. 그의 장편 <우리집 멍멍이 진진과 아키다>는 제 27회 자그레브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와 제 28회 오타와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초청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자의 자리>는 80년대 통영을 배경으로 보수적이고 괄괄한 성격의 아버지, 종교에 심취한 어머니, 아버지를 무서워하는 아들 재영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감독 본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포장 없이 그 시절의 경험을 고스란히 보여주면서 따뜻하고 공감되는 재미를 준다.

순박하고 어리숙한 성격에 아버지를 무서워하는 재영을 비롯한 뚜렷한 개성의 캐릭터들은 <검정고무신>처럼 연작 시리즈로 작품이 진행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감독은 <남자의 자리>에서 다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장편 <우집 멍멍이 진진과 아키다>를 통해 풀어냈다고 한다. 아직도 그 시절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아 보이는 조종덕 감독. 한국의 열약한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그가 보여줄 모습이 앞으로 기대가 된다.

 

한국영화아카데미는 1984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영화전문 교육기관으로, 봉준호, 최동훈, 장준환, 허진호 등 한국영화계의 기라성 같은 감독들을 배출한 영화산실이다. 2006년 장편과정을 신설해, <파수꾼>의 윤성현, <짐승의 끝> 조성희,  <잉투기>의 엄태화, <소셜포비아>의 홍석재,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안국진 등 신예 감독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한 KAFA FILMS 기획전은 올해 부터 “싹수 있는 장편 데뷔전”이라는 정체성을 담은 슬로건을 내걸고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매해 싹수 있는 감독과 라이징 스타를 배출해 내며 영화계의 관심을 집중 시키는 KAFA FILMS 2017 “싹수 있는 장편 데뷔전”은 오는 11월 2일부터 22일까지 CGV압구정,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인디플러스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라인업 : <아기와 나>(손태겸 감독), <수성못>(유지영 감독), <우리집 멍멍이 진진과 아키다>(조종덕 감독)

제공 : 영화진흥위원회

제작 :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배급 : CGV아트하우스

기간 : 2017 11월 2일~22일

상영관 : CGV아트하우스 압구정,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인디플러스 영화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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